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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양댐 건설 저지 대책위 사무실과 현장을 다녀오다.

가 을 하늘 2013. 6. 8. 15:47

몇 분의 신부님들이 함께 하실 기회가 되어

정의평화위원회 담당 신부님, 생명환경연대 담당 신부님, 농민사목 담당 신부님 세 분과

교구 내 정평 위원 8명이 영양댐 건설 저지를 위하여 싸우고 계신 분들을 만나고 현장을 다녀 왔습니다.

 

사실은 6/8 오늘 전국 여러 곳에서 오신 분들과 함께 장파천(댐이 들어설 예정인 내) 문화제가 열리지만

신부님들이 오늘 가시기가 어려워 어제 함께 다녀 왔습니다.

 

안동에서 영양 수비까지가 조금 먼 거리지만

그곳까지 가서 상황에 대한 설명 잠깐 듣고, 댐이 만들어질 현장을 가서 둑을 세워 물을 막으면 어떻게 될 것이란 걸 잠시 보고,

물질적인 지원 조금 하고....  그리고 돌아오는 것이....

그나마도 그 분들껜 힘이 되겠지만 

그곳까지 간 우리들도 얼마나 적은 마음을 가지고 갔는지 스스로 보여 참 마음이 아팠습니다.

 

하루이틀도 아니고, 한두 달도 아닌, 얼마나 지난한 싸움이 될지 모르는 긴 시간 동안

사이사이 농사 짓고 또 이런저런 일하시면서 어떻게 견디어 내고 싸워 나가실지...

평생을 살아왔고, 또 앞으로 세상 떠날 때까지 사시다가

조상들의 뼈가 묻힌 곳에 자신도 묻힐거라 생각하며 살아온 그 곳에서

부당한 이해타산 세력과 권력에 의해

어떤 양해도, 합의도, 심지어 제대로 된 보상도 못 받고 객지로 쫓겨나야 한다면 얼마나 분통이 터질 일인지...

 

건설회사를 운영하거나 건설회사 최대 지분을 가진 사람이 지자체 단체장이 되었다면,

그 사람이 그 자리에 있는 동안은(그 후에도 마땅히 그래야 하지만) 그 지자체나 단체 관련 공사는 당연히 그 건설회사에 일을 주어서는 안 될 것입니다.

아무리 과정이 정당했고, 절차가 바르게 지켜졌다 하더라도....

그런데 절차나 과정도 누가 보아도 술수를 쓴 게 분명한 방법으로 그 건설회사가 그 지자체와 관련한 일을 여러 건 맡았다면

이런 것을 감사하고 처벌하지 않는 나라가 어떻게 민주주의 국가라고 할 수 있을까요?

추적 60분에서 보고 많은 분들이 분개했음에도 여전히 제대로 처벌을 하지 않고 있다고 합니다.

 

게다가 지역 국회의원이 마치 영양댐 공사는 안 하기로 했다는 듯이 이야기를 하여

많은 분들이 이미 해결된 것처럼 알고 있다고 하니 더더욱 걱정입니다.

또 환경부에서는 공사의 부적절함을 이미 먼저 발표하였지만

그마저도 무시하는 것이 이 나라의 국토개발이고 관급공사인 현실이니요.

 

 

 

 

바라보이는 양쪽 봉우리 어드메쯤에 높이 76미터, 폭 480미터의 댐 둑이 만들어질 예정이라고 합니다.

 

 

보이는 마을은 댐 안으로는 들어가지 않지만 댐 아래 쪽의 공원 조성 지역으로 들어가 역시 모두 이주해야 한다고 합니다.

 

 

파란색 상의를 입으신 분이 대책위 이상철 사무국장님입니다. 영양 본당 정평위원이시기도 합니다.

서울에서 귀농하시어 손수 집을 짓고 숲해설가 활동을 하고 계시다고 들었습니다.

평화로운 노후를 계획하고 계셨을 터인데 힘든 일을 맡으셨습니다.

 

 

오늘 장파천 문화제에서 위의 것과 같은 오색실 솟대와 오색물고기, 장승 세우기 등도 할 계획이라고....

 

우리나라 수자원공사 관련법에는 10년에 한 번씩 댐을 몇 개씩 만들어야 하는 법이 있다고 합니다.

근대화 초기인 몇 십 년 전에 필요하여 만든 법이 오늘날에도 그대로 존속하여

관련 공무원과 이권이 걸린 사람들, 건설업자들이 그 법에 의해 이렇게 댐을 만들려고 한다지요.

그 법부터 없애야 한다고....

 

영양 수비 한쪽에선 반딧불이를 살리고 환경을 살린다고 돈을 쏟아붓고,

또 한쪽에선 그나마 맑고 깨끗한 물이 흐르는 영양 수비 오지의 저곳에 댐을 만들려고 하니 얼마나 모순인지....

 

그 모순이 세상 천지에 한두 개가 아닌데 내 발등에 떨어지지 않아 우리 모두 평화로운 듯이 살고 있습니다.

부디 싸우시는 분들이 건강 잃지 않기를,

할 수 있다면 싸움을 즐겁게 하실 수 있었으면, 스트레스를 덜 받고 재밌게 하셨으면 하고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