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아주 오랫만에 종일 등산을 갔습니다.
대구 가까이 있는 비슬산입니다.
너무 오래 산을 안 가서 잔뜩 긴장하고 등산 스틱까지 가지고 갔는데
비슬산은 딱 제가 좋아하는 산이었습니다.
까팔지거나 위험하지 않고, 바위나 마사토가 아니라 솔가지나 낙엽이 쌓여 있는 산이었지요.
또 높긴 해도 일단 오르고 나면 그 다음엔 능선을 따라 계속 걷는...
게다가 5시간 예정의 산행이지만 언제나처럼 거진 7시간도 넘게 걸릴만큼 놀멍쉬멍 가는 산행이었지요.
그런데.....
점심 먹을 자리가 저만큼 보이는 곳에서 제 핸드폰이 울렸습니다.
014-로 시작하는 낯선 전화였지요.
여기 스웨덴입니다.---- 하고.
혹시라도 산이어서 통화가 끊길까봐 꼼짝 않고 서서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안동을 못 와 보았기 때문에 오고 싶다고...
그렇지만 예상 못하는 일이 있을 수 있으니 약속을 할 수는 없다고....
가을쯤 우리나라에 한 번 다녀갈까 생각하셨다고....
그래서 희호재를 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하셨지요.
그러잖아도 맑은 가을하늘 아래의 산행이 즐거웠는데
린네아님의 전화 받고 점심 맛있게 먹고, 전망 좋은 산 정상에 올랐다가,
맞춤하여 구절초와 벌개미취가 이쁘게 피어 있는 산길을 따라 기분좋은 하루를 보내었습니다.
돌아와 씻고 짧게 이 글 올리고 이제 자야겠습니다.
이런저런 작은 염려들이 없진 않지만 모두들 11월에 뵙기를 바랍니다.
출처 : 바람재 들꽃
글쓴이 : 가을하늘 원글보기
메모 : 바람재 정모를 11월에 우리집에서 하기로 한 후 스웨덴의 린네아님이 전화를 하다. 희호재에서의 정모로 다들 들떠 있는데 린네아님의 전화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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